마법약
마법약
꼿꼿한 남자가 있습니다. 누구라도 보기 싫은 것을 두 눈 부릅뜨고 쳐다보는 남자. 이 사람은 단순히 그렇게 하고자 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. 그냥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남자입니다. 표정이 때론 슬퍼보이고, 힘들어 보이지만, 동시에 어떤 에너지가 그의 곁에 맴돕니다. 제 좁은 가슴엔 존경심과 동경이 같이 일렁입니다. 그 때,
팟!
<그 남자가 제 커피에 담뱃재를 떨고 꽁초를 끕니다.>
우리 엄마는 울고, 동생은 악에 받쳐서 그 남자와 싸웁니다. 만약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도 그들처럼 할거에요. 정말로요.
그치만 그런 남자가 한 행동이라면, 옳은 일 아닐까요?
내가 한(안했다고 말하는게 맞을 수도 있지만) 직무유기라는 죄는 모름지기 이런 벌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닐까요?
담배꽁초 정도 먹는 걸로 면죄가 된다면, 어쩌면 저의 죄의 무게보다 벌이 훨씬 가벼운 것은 아닐까요?
내 죄를 사할 수만 있다면 그 남자가 시원하게 말아준 마법약 10잔 정도는 마실 수 있습니다.
손가락은 열개니깐.
Posted Jun 15, 2025, 3:14 AM UTC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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